City – Am Fenster

(1978/Germany)
1. Es ist unheimlich heiB (4:30)
2. Der King vom Prenzlauer Berg (4:55)
3. Nachts um halb eins (3:55)
4. Traudl (3:15)
5. Meister aller Klassen (5:35)
6. Am Fenster (17:40)
I. Traum (Gogow)
II. Tagtraum (Gogow)
III. Am Fenster (City-RauchfuB)
Part 1. Traum(꿈)
어쿠스틱 기타와 바이올린의 부드러운 선율…. 반복되지만 결코 지겹지 않은 아름다운 선율이 흐른다.
Part 2. Tagtraum(아침 꿈에서 일어나)
시계소리에 꿈에서 깨어나 기타를 들고 창가에 앉아 창밖에서 울리는 종소리에 맞춰 꿈속의 선율을 연주한다. 솔직히 이 부분을 처음 들었을 때에 테잎에 다른 것이 녹음된 줄 알았다.
Part 3. Am Fenster(창가에서)
곧이어 현란한 바이올린과 안정된 어쿠스틱 기타의 숨막히는 대화가 장장 10여분간 펼쳐진다. 마치 가야금 연주를 연상시키는 피치카토는 이 부분의 별미(?)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부분을 live로 보면 정말 환상인데 용량이 커서 올리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다.
갑작스레 낭만주의 작가 코울리지(Samuel Taylor Coleridge)의 시 중에 ‘Kubla Khan’이 생각난다.
1797년 여름 어느 날 영국의 시인 코울리지는, 13세기에 대제국을 통치한 원나라 황제 쿠빌라이 칸이 지었다는 전설적인 누각 재너두(Xanadu)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가 깜박 낮잠이 들었다. 그는 꿈속에서 찬란한 누각을 보고, 그 시각적 이미지가 시구로 옮겨지는 것을 느꼈다.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그는 꿈속의 시를 기억나는 대로 옮겨 적기 시작했지만, 중간에 우체부가 들어오는 바람에 끊기고 만다. 이것이 지금도 남아있는 코울리지의 미완성 시 ‘쿠블라 칸(Kubla Khan)’이다.
물론 Am Fenter가 미완성은 아니지만 잠에서 일어나서 꿈 속에서 들었던 선율을 재현해본다는 것이 ‘Kubla Khan’을 지은 내용과는 비슷한 것같다. 여담이지만 이 시는 아편 중독자였던 코울리지가 마약에 취해서 지었다는 설도 있다. 낭만주의 시대 마약을 통한 쾌락을 얻는 행위는 냉혹한 체제(계몽주의, 합리주의)에 맞서기 위한 일종의 철학적 행위로 인식되었다고 하며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 “마약설”이 나왔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나 지금이나 예술에 있어 술, 마약은 어쩌면 필수 불가결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어쨌거나…….. 내가 전영혁의 음악세계를 통해서 이 곡을 처음 접했을 때 전영혁 아저씨가 낭송했던 신동엽의 ‘창가에서’를 올려본다. 헤드폰을 사용하거나 조용한 한 밤 중에 시를 음미하면서 하나 하나의 악기에 집중을 해서 들어보자.
창가에 서면 앞집 담 너머로 버들잎 푸르다.
뉘집 굴뚝에선가 저녁 짓는 연기 퍼져 오고, 이슬비는 도시 위 절름거리고 있다.
석간(夕刊)을 돌르는 소년은 지금쯤 어느 골목장이를 서둘고 있을까.
바람에 잘못 쫓긴 이슬방울 하나가 내 코 잔등에 와 앉는다.
부연 안개 너머로 남산 전등 불빛이 빛무리져 보인다.
무얼 보내신 이가 있을까.
그리고 무언 정말 땅으로만 가는 거일까.
정말 땅은 우리 모두의 열반일까.
창가에 서면 두부 한 모 사가지고 종종걸음 치는 아낙의 치맛자락이 나의 먼 시간 속으로 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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